PLoP에 같이 참여했던 후배 이 혁준 군이 보내준 소감문입니다. 아무래도 저말고 다른 사람의 소감도 같이 공유하는것이 좋을듯 해서 공유합니다. 🙂

PLoP는 패턴에 관한 한정된 주제에 대해서만 다루고 있어서, 다른 분야의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학회지만 16년 동안 꾸준히 전 세계의 패턴 전문가들과 패턴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참가해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고 서로의 논문을 향상시켜 왔다. 컴퓨터 공학 분야에서는 두말 할 것도 없이 유명한 ACM에서 활동하는 여러 패턴 전문가들이 패턴 분야에 새로 입문하거나 패턴을 연구하는 사람들을 이끌어주고 있고 제출된 논문을 더욱 다듬어 최선의 패턴을 만들고 있다.

Writer’s workshop에서 논의된 논문들은 Springer’s에서 발간하는 TPLoP(Transactions on Pattern Languages of Programming) 저널에 실리고 여기서 논의된 다수의 논문들이 ACM에 등록된다. 그만큼 writer’s workshop의 효과가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이번에 시카고까지 가서 직접 체험해 보고 느낀 것을 토대로 PLoP의 가장 큰 특징을 추려보면 두 가지로 압축된다. 첫 번째로, writer’s workshop인데 이 워크샾의 매력은 자기 논문을 발표하는 것으로 그치는 다른 학회와는 달리 같은 분야의 전문가/비전문가들이 제출된 논문을 읽고 논문의 장, 단점과 보완사항을 활발하게 토의함으로써 저자의 시야를 넓히며 논문이 더욱 향상되고 잘 가다듬어 질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는 일방적으로 자기 논문을 발표하는 방법보다 훨씬 적극적이고 폭넓게 그리고 다각적으로 논문을 향상시키는 효율적인 방법이었다.

두 번째로, 게임이다. 학회에서 무슨 게임이냐고 이야기 할 수도 있다. 그런데 학회란 무엇인가. 같은 분야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의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토론하는 자리이다. 그런데 한 가지 빠진 것이 있다. 바로 그 주체가 사람이라는 것이다. 사람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게 마련인데 PLoP는 바로 게임을 통해서 참가자들 간의 친목을 이끌어낸다. 가령 처음엔 서로의 이름과 취미를 알아보고 외우는 게임을 한다던가 넓은 방바닥에 지도를 그려놓고 자기가 여행했던 곳 중에 인상 깊은 곳이나 자기가 지금 살고 있는 곳에 서보는 게임이라던가 그 밖에도 여러 가지가 있었다. 이렇게 워크샾이 시작되기 30분 전에 30분 정도 게임을 함으로써 워크샾 내내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친밀감 있는 토론이 이루어 졌다. 이 게임은 PLoP의 전통이라고 한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PLoP에는 BootCamp 라고 해서 PLoP에 처음 오는 사람들을 위한 행사가 마련되어 있다. 여기서는 패턴 언어가 무엇이고 어떻게 만들어지며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생각해보고 각자 패턴을 만들어 보는 시간을 갖는다. 그리고 그 패턴을 고려할 때 어떤 것들을 추가로 생각해보아야 하는지도 논의한다. 메인 행사에서는 다루지 않는 세세한 것들이라 정말 PLoP에 처음 참가하는 사람에게는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위에 설명한 여러 가지 이유들로 인해 참가자들 사이에도 신선하다, 놀랍다, 색다르다는 등의 의견이 오갔다. 다른데서는 찾아볼 수 없는 PLoP만의 개성이자 색깔이다.

이제 워크샾에서 여러 전문가들에 의해 논의된 우리 논문을 여러 피드백을 고려하여 더욱 개선시켜 새 논문을 쓰는 일만 남았다. 논문을 쓰는데도 큰 도움이 되고 같은 분야의 전문가들과 패턴계의 유명한 인사를 만나 인맥을 쌓을 수도 있었던 이번 PLoP 행사 참가는 일석이조 이상의 값진 일이었다.